하나의 영화를 보는 게 아닌 실제 존재하는 한 가족의 삶을 보는 기분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눈치 채지 못하지만 알아서 인식될 수 있게 잘 짜여 있어 놀라웠다.
영화를 보고 잔잔하니 보기 편했는데 사실상 계속해서 마음이 쓰인 부분들이 계속 있었다.
윤여정 선생님이 맡은 극중 역할이 너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녀는 일생을 본인을 위해 사는 삶이 없었을텐데
내리사랑이 큰 사람이라 자식을 위해 본인의 터전을 두고 이방인이 되셨다.
그곳에 지내며 병을 얻었고 그 병으로 인하여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을 겪으실 때
그녀가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지가 느껴져서 힘들었다.
그녀가 잘 못 한건 사실 없다.
배경으로 봤을 때 그때의 여성들은 "헌신"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교육받은 사회이다 보니
그녀는 본인 몸이 성치 못하게 되었을 때도 분명 본인이 짐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픈 몸을 이끌고 집안일을 하였을 테다.
그녀는 사실 모든 일을 잘 해내서 이제는 보답을 받아도 되는 차례이나 그런 교육은 받지 못하였고
희생만을 강요당한 채 당연하게 살아와 움직였다 보니 벌어진 일에 대해서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았을 것이다.
그녀의 삶에는 행복은 있었겠지만 그녀만을 위해 온전히 보낸 시간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겹고 힘든 이야기다. 어렵고 슬픈 상황이다.
나는 이 영화가 특히나 한국 정서를 많이 담고 있다 보니 여성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되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을 담은 영화가 있어야 토론을 할 수 있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서글펐지만 영상으로써 안정을 주는 부분도 분명 존재했기에 극찬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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